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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기타

내가 애니메이션을 한국어 더빙으로 보지 않는 이유[성우계,팬덤문화]

by 라일락4727 2024.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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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맞은 한국성우팬들 눈치를 보느라 이 글을 써야할지 오랫동안 고민해왔지만
역시 할말은 해야 할 것 같아서 써본다.

나는 한때 성우지망을 했었기도 하도 한국어 더빙과 성우를 좋아해서
애니메이션을 더빙판으로 보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던 것도 한 순간이었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나는 한국어 더빙판을 보지 않게 되었다.




1. 매번 들어야 하는 똑같은 목소리



2024년이 되었는데도 아직까지도 한국성우계는 2000년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성우진으로 때우는 경향이 있다. 한 마디로 고인물이라는 뜻이다. 최근에는 주역이나 비중있는 조연 쪽에 신인성우들도 많이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은 스스로를 어필할만한 화제성이나 개성이 없다.
목소리마저 다 비슷비슷하게 들린다. 그래서 아직도 고인물 성우들만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



2. 부담스럽고,오글거리고,폐쇄적인 성우 팬덤문화




이것은 유튜브에 올라온 더빙 클립영상의 댓글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한국성우팬덤의 경우 그 폐쇄성 때문린지 성우이름 옆에 "님"을 꼬박꼬박 붙여가며 어떻게든 찬양하려는 팬들의 모습이 너무나 부담스럽고 오글거리기까지한다.
연예인 팬덤에서도 그렇게까지 찬양하지는 않는데 말이다.

그리고 성우에 대한 비판이 조금이라도 있을 경우 하이에나처럼 몰려가서 공격하는 성향이 심하다.
조금이라도 더빙이 마음에 든다면 원판을 본 적도 없으면서 "초월더빙"이라고 추켜올리는 행태도 큰 문제다.

이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이쪽에는 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점차 강해졌다. 댓글과 그 팬들의 모습을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더빙클립영상을 보지 않는 것이다.



3. 싫은 특정 성우들




성우진에 이름만 올라와도 더빙 자체를 안 보게 되는 성우들이 생겨났다. 목소리 폭과 연기폭이 좁은데도 매번 같은 스타일로 캐릭터들을 연기하는데 보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지겹다.

또한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인기를 자신의 인기인 것 마냥 포장하고 다니는 성우들이 보인다.
성우계에서는 이에 대해 어떠한 제재도 안 하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성우들 이미지 자체가 오염되어버렸다. 슬픈 현실이다.



4. 너무나 적은 더빙 작들



이것 역시 큰 문제다. 한 마디로 볼 게 없다는 뜻이다. 외화는 물론이고 애니메이션의 경우도 지나치게 인기있는 작품만 더빙하고 조금이라도 마이너한 작품은 무시해버린다."거울 속 외딴 성","오드택시"등이 여기에 속한다. 물론 이건 예산과 수요 문제이니 어쩔 수 없긴 하다.


5. 선점효과



대체로 더빙판이 나오는 시기는 원판이 나오는 시기보다 늦어진다.
더빙이 대중적으로 크게 호평받거나 내가 좋아하는 성우가 들어가 있거나 뻔한 성우진이 아닌 이상
이미 원어로 본 작품을 더빙판으로 볼 이유가 없다. 하지만 최근 나오는 더빙판은 위에 나오는 어떤 조건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자막이 있고 원어도 알아들을 수 있으니 굳이 "우리말"로 볼 이유는 없는 것이다. 여기에 더빙 퀄리티 문제도 들어갈 수 있겠으나 포스팅이 너무 길어지니 여기까지만 쓰도록 한다.





이렇게 놓고 보면 한국 성우계와 팬덤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내가 아직까지 좋아하는 성우는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 역시 이런 문제 때문에 피해를 겪고 있는 것 같다.
한때 성우를 꿈꿨던 나지만 지금은 포기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마저 든다.

사랑하던 것에 선을 그어버리는 건 안타깝지만 나 자신의 정신건강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조금씩이라도 해결되기를 바라며 포스팅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