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봤다.
1편에 이어 화려한 액션과 비주얼로 관객들을 사로잡아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다. OST는 나중에 따로 시간내서 집중적으로 듣고 싶을 정도였고,
박진감 2D 액션연출에 대해서는 드림웍스가 조금씩, 그러니까 관객이 수용할만큼의 변화를 적용시켜가는 모습이 보였다. 극장에서 돈 주고 보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이 작품이 극장에서 상영을 하고 있다면 극장에서 볼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추천한다.
작품도 쉽지가 않아서 리뷰 쓸 때 다른 분들의 리뷰도 참고한 점 양해바란다.
마다가스카, 쿵푸팬더, 슈렉 등 드림웍스 작품은 이것저것 보았지만 "죽음"에 대한 주제를 다룬 것은 이 작품에서 처음이라 상당히 흥미로웠다.
결코 가볍게 다룰수 없는 주제인데 작품이 훌륭하게 녹여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유한하며,평등하다. 설령 그것이 한때 전설로 이름을 날린 고양이라 해도 말이다. 목숨이 하나밖에 남지 않은 푸스는 새로운 가능성(마지막 소원)에 기대게 된다.
작중에서 푸스는 죽음(남은 기회의 소멸)을 두려워한다.
앞으로 영웅행세를 하며 활약하면 죽음에게 먹히고 만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자아(장화)는 묻어버리고 숨만 쉬며 고양이들이 드글드글한 집에 사는 수밖에. 그렇게 진정한 의미에서의 삶과 자기실현을 포기하는데 이것은 푸스가 과거에 키티와의 결혼에서 도망친 이유와는 조금 다르다.
여기서 그가 두려워 한 것은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왔던 노력, 이미지 그리고 에고의 종말. 다시 말해 남은 기회의 박탈과는 다른 종류의 죽음이다.
죽음은 현상이다. 우리가 시간과 싸울 수 없듯이 죽음과도 싸울 수 없다. 그저 받아들일 뿐이다. 문제는 그것을 둘러싼 머릿속의 온갖 부정적인 해석과 불안한 미래에 대한 상상이다.
푸스도 자신이 죽음과 싸워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죽음과 대면했다. 죽음을 받아들인 푸스에게 죽음은 더 이상 아무 짓도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죽음이 패배하거나 소멸한 것이 아니다. 그저 또 오겠다고 말하고 물러섰을 뿐.
마지막에 페로와 키티,셋이 남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가족이 따로 없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기쁨. 이것은 자신밖에 몰랐던 푸스가 그동안 무언가 활약상을 벌이고 사람들에게 환호를 받던 것과는 새로운 종류의 기쁨이다.
푸스는 더 이상 영웅행세를 하지 않겠지만, 남은 기회의 박탈, 쌓아올린 자아상의 죽음 등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면서 이 새로운 기쁨을 자연스럽게 얻게된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념들이 있다 늙어감이나 죽음이 특히 그렇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겉보기에 약하고 패배한 자의 변명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사실 이것은 진정한 강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작품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가족애, 과거의 상처 등 많은 메세지가 있지만 영화의 정신없는 분위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관객 입장에서 놓치기 쉽다는 것. 개인적으로도 조금 불호인 부분이다. 아예 메세지나 캐릭터를 조금 줄였다면 주인공인 푸스에게 좀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결말을 보면 "기적은 물 위를 걷는 것이 아닌 땅 위를 걷는 것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여기서의 기적은 당연히 마지막 소원을 말한다. 키티와 푸스는 자신의 소원을 마법의 도움없이 현실에서 실현시킨다. 결국 기적이나 마법도 받아들이기 나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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